그는 꽃을 건네받는다. 화사하게 피어난 분홍 튤립 한 다발. 마른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건장한 남자의 몸이 가려질 정도로 커다란 그것은 주위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는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꽃을 품에 안고는 피식 웃었다. 조심스레 고개를 숙여 꽃향기를 맡는 얼굴 아래로 유독 긴 속눈썹이 길게 그림자진다. 그 모습이 퍽 그림 같았다. 때마침 ...
말라빠진 꽃이 있다. 다 시든 꽃을 왜 안 버리고 있어. 잘못하면 벌레 꼬인다? 홍빈의 말에 학연은 희미하게 웃었다. “나한텐 소중한 거야” “난 기억 안 나는데” 그 말은 작은 심술이었다. 네가 소중히 여기는 건데 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혹시나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나와는 아무 관련 없는 것일 수도 있고. 그 차이를 제가 구...
잠에 들기만 하면 늘 같은 꿈을 꾼다. 꿈인 걸 아는 이유는 그 애가 내 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애는 이제 더 이상 나의 손을 잡지 않으므로. 나는 그것을 불평하기 보단 이 꿈을 온전히 누리기로 했다. 원망하기엔 꿈은 너무 짧았기 때문에. 그 애와 나는 나란히 앉아 있다. 장소는 늘 변했다. 학교일 때도 있고, 집 근처 공원일 때도 있고, 거실 소...
홍빈은 잔뜩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저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이 바보 멍청이 개새끼야. 나가 뒤져” 재환은 더욱 서러워졌다. Bye, My puppy -下- 이재환x차학연 w.woodNnnn 이젠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요. 재환은 발에 걸리는 돌부리들을 툭툭 차며 입술을 빼죽 내밀었다. 이렇게 하면 학연이 형은 아프지 않게 입술을 톡톡 꼬집어줬는데. 왜 ...
“넌 진짜 개새끼야!!!!” 학연은 소리를 지르며 가방을 집어 던졌다. 가방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올라, 재환의 가슴팍을 맞고 떨어졌다. 고리에 달린 웰시 코기 인형 엉덩이가 경박하게 흔들린다. 저거 나 닮았다고 형이 달고 다니던 건데. 재환은 멍하니 바닥에 처박힌 학연의 가방과, 가방에 달린 인형과, 학연의 얼굴을 순서대로 번갈아 바라보았다. 찬 바닥에 ...
정택운X차학연 SPONSOR w.woodNnnn 스폰이란 거 생각보다 더 힘이 세구나. 바뀐 샵은 이름난 연예인들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비싼 곳이었다. 학연은 얼굴 위에 닿는 메이크업 브러시의 감촉을 느끼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이런 덴 쓰는 도구도 다른가보다 싶다. 억세지 않고 부드러운 촉감이 그 값어치를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어쩔 수 없다. 이런 사...
정택운x차학연 SPONSOR w.woodNnnn 전화벨이 울렸다. 거실이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멤버들은 모두 거실에 모여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고 있었다. 운동이니 음악 감상이니 따위의 소소한 것들. 활동도 끝난 지금, 방에 틀여 박혀도, 반대로 밖을 싸돌아다녀도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을 텐데, 이렇게 굳이 모여 있는 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도 불안하...
"흐읍" 학연은 작게 허리를 떨었다. 제 아래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지독하게 현실성이 없었다. 휘몰아치는 열기에 숨이 막혀 몸을 앞으로 빼면 이내 억센 손길이 제 허리를 잡고 강하게 끌어당겼다. 퍽! 하고 무엇인가가 마찰하는 소리가 났다. 절퍽절퍽 거리는 야한 소리도 났다. 손을 들어 귀를 막고 싶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더라....
세상의 모든 물체들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대. 그럼 너와 나 사이에도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강한 인력(引力)이 존재하는 것뿐일까? 불가항력 이홍빈X차학연 w.woodNnnn 너에게 끌리는 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미 하교를 마친 학교는 더없이 한적했다. 홍빈은 말없이 쓰레기장에서 아무렇게나 버려진 재활용품들을 분리수거 하고 있었다. 학연은 ...
신기해 너와 내가 걷는 게 궁금해 뭐가 우리를 이렇게 믿을 수 없게 너를 내게 꿈만 같게 만들었는지 가지마 너 떠나면 난 힘들어 억울하게 혼자 있기는 싫어 있잖아 그 때, 어색한 고백 한 번 더 내 얘길 들어줘. 연애담 정택운X차학연 w.woodNnnn 한여름 밤의 공원은 한적했다. 학연은 혀를 내어 입술을 핥고, 꿀꺽 침을 삼켰다. 눅눅한 여름 특유의 뜨...
너만 보면 내 안에 있는 작은 풍선들이 자꾸 커져. 그러지 않으려고 애를 써도, 그것은 너를 볼 때마다 하나 둘씩 늘어나서 결국 내 마음은 붕 떠버리지. 있잖아 나는 정말 무서워. 무럭무럭 불어난 풍선이 결국 네 앞에서 펑-하고 터져 버릴까봐. 그래서 입을 다무는거야. 입을 여는 순간, 내 속에 있는 풍선들이 전부 튀어나올 것 같아서. 불가항력 이홍빈X차학...
옆에서 느껴지는 부산한 인기척에 학연은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 바로 옆에서 링거액을 조절하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아, 아까 택운이가 의사선생님을 부른거구나. 학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켜 앉았다. 자기도 모르게 끄응 앓는 소리를 내자 못마땅한 얼굴로 링거를 살피던 의사선생님이 쯧쯧 혀를 찼다. "안 그래도 유산 기운 있으...
엔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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